팬시 푸드쇼에서 가져온 여덟 가지, "오호~" 소리 나게 만든 것들

팬시 푸드쇼에서 가져온 여덟 가지, "오호~" 소리 나게 만든 것들 | Seoul Auntie
Read this in English →
Seoul Auntie · 현장 기록

팬시 푸드쇼에서 가져온 여덟 가지, "오호~" 소리 나게 만든 것들

제 하루는 늘 같은 바퀴 위에서 돕니다. 일, 운동, 잠, 집안일. 그런데도 24시간이 늘 모자랍니다. 일 나가는 시간도 똑같습니다. 운동 가는 시간도 똑같습니다. 출근길도, 퇴근길도 똑같습니다. 일주일에 6일, 같은 시간, 같은 장소. 다람쥐 쳇바퀴랑 똑같습니다. 다만 이 다람쥐는 지금이 몇 시인지 정확히 압니다.

그러다 6월 28일 일요일, 저는 보스턴에서 뉴욕으로 탈출했습니다. 매일 똑같이 돌고 도는 그 다람쥐 쳇바퀴 같은 삶에서, 그날 하루만큼은 새벽 어스름을 뚫고 혼자 뉴욕으로 향했습니다. 창문을 열고, 음악을 틀고, 옆 차선이 보든 말든 신경 안 쓰고 온 머리를 휘날리며 힘차게 노래를 불렀습니다. 그렇게 새벽을 날아 뉴욕 팬시 푸드쇼로 향했습니다. 피곤한데 동시에 정신은 말짱했습니다. 아침 8시엔 이미 맨해튼, 코리아타운 근처 길가에 주차를 하고 있었습니다 — 일요일 아침에 이게 가능하다는 게 신기했습니다. 미국에 산 지 30년 만에, 처음으로 제 손으로 맨해튼까지 운전해서 제 손으로 주차한 날이었습니다. 작은 일이라면 작은 일인데, 작게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뉴욕 서머 팬시 푸드쇼. 사실 몇 주 전까지 이런 행사가 있는 줄도 몰랐습니다. 알고 보니 이건 저 같은 사람을 위한 행사가 아니었습니다 — 철저히 B2B, 업계 관계자만 참석 가능했습니다. 식당 운영자로 등록하려 했더니 안 된다고 했습니다. 참가 업체 다섯 군데에 이메일을 보내서 부스에서 잠깐이라도 일하게 해달라고, 배지 하나만 받게 해달라고 부탁했습니다. 다섯 곳 모두 거절했습니다. 주최 측에도 스무 번쯤 이메일을 보냈습니다 — 한식당을 운영하고 음식에 대해 글을 쓴다고, 프레스 패스를 받을 수 있는지 물었습니다. 답은 없었습니다. 결국 지인의 지인이 참가 업체에서 일하고 있어서, 그 덕분에 겨우 들어갈 수 있었습니다. 그분 근무 시간에 맞춰 기다렸다가, 정오에 행사장 안으로 들어갔습니다.

들어가자마자 눈앞이 열렸습니다. 부스 뒤에 부스, 나라 뒤에 나라, 아는 회사들이 처음 보는 회사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었습니다. 뉴욕에서 유명한 베이글 가게 몇 칸 옆에 아시아에서 온 특산품들이 있고, 그러다 갑자기 익숙한 것들이 나왔습니다 — 농심 신라면, 빙그레 메로나, 바나나맛우유. 다른 나라 제품들 사이에 아무렇지 않게 섞여 있었습니다. 원래 거기 있어야 할 것처럼요.

빙그레 메로나·바나나맛우유 부스 앞에는 방문객을 위한 인형뽑기 기계가 있었습니다. 기회는 두 번. 첫 번째는 실패했습니다. 네 시간 뒤 다시 와서, 이번엔 정확히 조준하려는 노력을 그냥 포기해버렸습니다. 그랬더니 뚱뚱한 노란 파인애플 인형이 뽑혔습니다. 낯선 나라 제품들 사이에서 만난 익숙한 이름들 옆에서 건진, 또 하나의 작은 행복이었습니다.

그날 하루, 맛보고 냄새 맡으며 하루 만에 예상보다 훨씬 많은 걸 배웠습니다. 2,400개 부스 중에 여덟 개가 저를 멈춰 세웠습니다. 제일 맛있어서도, 포장이 제일 예뻐서도 아니었습니다. 각각의 뒤에 "오호~" 소리 나게 만드는 문장 하나씩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마케팅이 아니라 진짜 발견이었습니다.

순서대로 소개합니다.

1. Vandy 크리스프 — 밴더빌트를 코스프레하는 감자칩

부스에 진열된 Vandy와 MASA 칩

톱햇 쓴 신사가 칩 하나를 반지처럼 들어올리는 그림이 그려진 갈색 봉지입니다. 이름 자체가 밴더빌트를 줄인 겁니다 — 1853년 코넬리우스 밴더빌트가 감자튀김을 두 번이나 돌려보내서 요리사가 홧김에 종이처럼 얇게 썰었다는 그 유명한 새러토가 칩 전설을 그대로 가져다 썼습니다. 역사학자들은 이 얘기를 의심하지만, Vandy는 신경 쓰지 않습니다. 봉지에 커모도어(코넬리우스 밴더빌트의 별명)를 박아넣고 전설이 칩을 팔게 놔둡니다.

Vandy 프렌치어니언 봉지 뒷면, 성분표와 영양정보

봉지를 뒤집으면 "씨앗기름 무첨가"라는 문구가 복잡해집니다. Vandy는 실제로 1온스당 총지방이 Lay's Classic보다 적습니다(6g 대 10g) — 근데 포화지방은 두 배(3g 대 1.5g)고, 콜레스테롤도 7mg인데 Lay's는 0mg입니다. 식물성 기름을 동물성으로 바꾸는 순간 생기는 대가입니다. 나트륨은 Vandy가 확실히 이깁니다. 탄수화물은 이상하게 더 높습니다 — 22g 대 15g — 봉지 어디에도 그 이유는 나와 있지 않습니다.

오호~ 포인트"더 건강하다"는 건 숫자 하나가 아니라 트레이드오프입니다. 이 봉지는 어떤 항목은 이기고 어떤 항목은 집니다. 마케팅은 이긴 항목만 알려줍니다.

참고로 직접 맛도 봤습니다. 정직하고 깨끗한 제품인 건 확실합니다 — 뭘 넣었는지 그대로 느껴집니다. 근데 그렇게 맛있지는 않았습니다. 잘 만든 것과 맛있는 것은 항상 같은 게 아니었습니다.

2. Zolli 캔디 — 일곱 살짜리가 자기 치과의사를 이기려고 만든 사탕

부스에 진열된 다양한 Zolli 롤리팝, 드롭스, 사워캔디

배너에 "CLEAN TEETH CANDY"(이를 지켜주는 사탕)라고 적혀 있었습니다. 첫 반응은 뻔했습니다 — 그래, 담배도 스트레스에 좋다고 하더라고요.

근데 이걸 만든 사람이 누군지 알고 나니 생각이 바뀌었습니다. 알리나 모스는 일곱 살 때 은행 직원이 사탕을 건넸는데 아빠가 "사탕은 이를 썩게 한다"며 못 먹게 했습니다. 그 규칙을 그냥 받아들이는 대신, 2년 동안 자기 부엌에서 — 자기 치과의사와 함께 맛을 봐가며 — 자일리톨과 에리스리톨을 쓴 배합을 찾아냈습니다. 이 성분들은 먹고 난 뒤 입안 산도를 오히려 올려줍니다. 생일 축하금 3,750달러로 첫 배치를 만들었고, 아빠가 그만큼 보탰습니다. 열세 살이 됐을 땐 연매출 6백만 달러짜리 회사가 되어 Whole Foods, Walmart, Kroger에서 팔렸습니다. 지금은 20대 초반이고, 여전히 본인이 회사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오호~ 포인트이건 트렌드를 쫓는 마케팅팀이 만든 건강 사탕 마케팅이 아닙니다. "안 된다"는 말을 들은 아이가, 그 규칙 자체를 고쳐야 할 대상으로 본 것입니다.

수십 년 동안 잊고 있던 기억 하나가 떠올랐습니다. 어릴 때 아침저녁으로 엄마와 이 닦기로 실랑이했던 기억입니다. "싫어"라고 하다가 몇 대 꿀밤을 맞았습니다. 울면서도 이를 닦으면서 "엄마 싫어"라고 계속 말했습니다. 그 와중에 엄마는 "추카추카, 추카추카" 하며 나름의 구호로 응원했습니다. 그때마다 생각했습니다. 이에 좋은 사탕이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어른이 되어 이 부스 앞에 서 있는데, 그 어릴 적 바람과 이 제품이 몇십 년의 시차를 두고 같은 자리에서 만났습니다. 사탕 맛이 어떻든 상관없습니다. 그 시간의 겹침 자체로 이미 의미가 있었습니다.

3. Vermont Nut Free Chocolates — 아무것도 못 먹는 아이를 위한 간식

Vermont Nut Free Chocolates 부스, 고급 초콜릿과 프레첼 Vermont Nut Free 다크초콜릿 프레첼 영양정보

다크초콜릿을 코팅한 프레첼, 다섯 개에 140칼로리, 땅콩과 견과류가 100% 없는 시설에서 만듭니다. "땅콩·견과류 100% 프리"라는 문구는 그 자체로는 특별해 보이지 않습니다 — 근데 실제 고객을 떠올려보면 얘기가 달라집니다. 견과류 알레르기가 있는 아이가 핼러윈 파티나 학교 베이크세일에서, 다른 아이들은 다 초콜릿을 먹는데 누군가 라벨을 확인하고 "이건 안 돼, 얘야"라고 말하는 그 순간입니다.

이 회사는 그 아이가 빈손으로 서 있지 않게 하려고 존재합니다. 맛도 그랬습니다 — 진짜 코코아로, 손을 아끼지 않고 만든 맛이었습니다. 너무 달지 않았고, 안에 든 프레첼은 씹으면 여전히 바삭했습니다.

대부분의 "무첨가/프리" 식품 마케팅은 최적화에 관한 것입니다 — 이미 갖고 있던 걸 더 건강한 버전으로 바꾸는 것. 이건 접근권에 관한 것입니다 — 아예 가져본 적 없는 걸 처음으로 가질 수 있게 해주는 것입니다.

4. Olio Anfosso — 할아버지의 손을 파는 손자

이탈리아관 Olio Anfosso 부스, 가족 올리브오일 회사

젊은 남자였습니다 — 20대, 검은 곱슬머리, 옷깃에 작게 이탈리아 국기가 수놓인 흰 셔츠 차림이었습니다. 설명하려는 게 말로만은 부족하다는 듯 손을 계속 움직이며 얘기했습니다. 그 뒤로 나이 든 남자가 올리브 나무를 만지는 사진이 걸려 있었고, 배너엔 이름이 적혀 있었습니다 — Anfosso. Liguria. Chiusavecchia. Imperia.

사진 속 그 나이 든 남자가 이 회사를 시작한 할아버지입니다. 할아버지는 지금도 올리브밭에서 일합니다, 이 청년의 아버지와 삼촌들과 함께 — 3대가 리구리아의 같은 언덕, 같은 나무 사이에서, 계절마다 같은 일을 하고 있습니다. 근데 지금 제가 보고 있는 이 손자는 그 밭에 서 있지 않습니다. 그는 비행기를 탑니다. 식품 컨벤션, 무역 박람회, 이 자비츠 센터 같은 부스에서, 할아버지는 아마 할 줄도 모를 언어로 낯선 사람들에게 사진 속 저 손이 실제로 뭘 하고 있는지 설명합니다.

저는 평생 사람들의 연기를 지켜보며 살았습니다 — 뭐가 연습된 것이고 뭐가 진짜인지, 아버지를 따라잡으려는 아들의 모습이 뭔지 말입니다. 근데 이 청년에게선 연기하는 느낌이 하나도 없었습니다. 그는 올리브오일을 팔고 있는 게 아니었습니다. 가족의 노동을 세상이 살 수 있는 언어로 번역하고 있었습니다. 유리 선반 위 병 하나하나, 그 뒤에 쌓인 타지아스카 올리브 병 하나하나가, 그의 손이 닿기 전에 이미 할아버지의 손이 닿았던 것들이었습니다. 그는 그저 이번 세대에 올리브밭 대신 공항에 서 있는 사람일 뿐입니다.

이게 3대를 이어온 가업의 진짜 대가입니다 — 누군가는 그 땅을 떠나서 땅이 만든 걸 팔러 나가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는 그렇게 말하지 않았습니다. 말할 필요가 없었습니다. 그의 등 뒤 사진이 대신 말해주고 있었으니까요. 직접 맛본 오일도 그 말을 증명했습니다 — 올리브를 직접 키운 사람이 직접 짤 때만 나오는 그런 맛이었습니다.


그냥 좋았던 두 가지

모든 부스에 이론이 필요한 건 아닙니다. 이 둘은 그냥 정직해서 이 목록에 들어올 자격이 있었습니다.

Mate Fruit Bar — "여기서 당신의 짝을 만나세요(Meet your mate here)." 칼로리 53, 재료는 딱 세 개: 사과, 딸기, 으깬 레몬입니다. 튀르키예에서 만들어 뉴저지에서 유통됩니다. 영양정보 바로 아래, 다른 브랜드라면 숨겼을 문구가 적혀 있습니다: "저칼로리 식품 아님." 건강 후광도, 트렌드 편승도 없이 — 그냥 좋은 과일바이고 싶었을 뿐인 제품입니다.
Laps / Dose — 작은 병, 92% 과즙, 냉압착 레몬·생강·강황·후추, 40칼로리입니다. 박스에 적힌 카피는 "에너지를 올려준다"가 아니라 "가장 힘든 아침과 싸우게 해준다"입니다. 싸운다는 표현. 이 행사장의 모든 웰니스 샷들이 올해 똑같은 얘기를 팔고 있었습니다 — 내 몸과 내 아침의 대결, 그리고 2온스짜리 병 하나가 지원군이라는 것입니다.

5. Matchaful — 실패한 장보기에서 태어난 말차 회사

Matchaful 세레모니얼 말차 통들과 그레인프리 말차 그래놀라 Matchaful 말차 그래놀라 영양정보와 브랜드 스토리

그래놀라 봉지 뒷면에 이런 이야기가 적혀 있었습니다: 창업자들이 깨끗한 말차 그래놀라를 찾아다녔는데 — 정제설탕도, 곡물 필러도 없는 — 도저히 찾을 수 없어서 직접 만들었다고 합니다. 처음엔 소호의 작은 카페에서 손으로 만들었습니다. 말차 자체는 히카리라는 이름으로, 일본 시즈오카의 한 농장에서 4대째 같은 가족이 재배하고 있습니다.

한 서빙에 200칼로리, 지방 15g, 당류 9g(첨가당 4g)입니다 — 다이어트 식품이 아니고, 그런 척도 하지 않습니다. 이 제품이 파는 건 추적 가능성입니다. 이름 없는 혼합 공급망이 아니라, 한 농장, 한 가족까지 거슬러 올라갈 수 있다는 것입니다.

이 제품은 시장의 빈틈을 채우려고 만들어진 게 아닙니다. 창업자 본인들이 원하는 걸 살 수 없어서 직접 만든 것입니다. 이건 꾸며내기 훨씬 어려운 이야기입니다.

말차 자체도 일반 매장에서 파는 것과는 완전히 달랐습니다 — 더 세련된 향, 더 깊은 색이었습니다. 강한 여름 햇빛 아래서만 나오는 그 특유의 초록빛, 그 색을 머금은 찻잎이 떠올랐습니다.

6. Painterland Sisters — 누군가의 대가가 담긴 맛의 요거트

Painterland Sisters 오가닉 스키르 요거트 부스, 농가풍 디자인

부스에 적힌 글자를 읽기도 전에 맛부터 봤는데, 처음 든 생각은 "건강하다"가 아니라 "진하다"였습니다 — 숟가락에 그대로 묻어날 만큼 걸쭉했고, 보통 요거트에서는 못 느끼는 깊이가 있었습니다. 우연이 아니었고, 안정제 때문도 아니었습니다.

이건 아이슬란드식으로 만든 스키르입니다 — 우유 네 컵을 천천히 걸러서 이 작은 컵 하나를 만듭니다. 미국의 "고단백" 요거트 대부분은 원심분리기로 빠르게 수분을 짜냅니다. Painterland Sisters는 그렇게 하지 않습니다 — 옛날 방식 그대로 천천히 거릅니다. 그래서 맛이 "그냥 아무 맛"이 아니라 "뭔가의 맛"이 나는 겁니다.

이걸 만든 두 여성, 헤일리와 스테파니 페인터는 펜실베이니아 시골에서 4대째 낙농업을 이어온 자매입니다. 몇 년 전, 그 농장의 수지 타산이 무너지기 시작했습니다 — 우유값은 계속 떨어졌고, 작은 유기농 낙농장은 대기업 물량을 이길 수 없었습니다. 땅을 파는 대신, 자매는 그 땅을 지키려고 요거트 회사를 세웠고, 10대째 스키르를 만들어온 아이슬란드 협력업체와 손을 잡았습니다. 지구 반대편에 있는 두 가문이, 각자 자기 대에서 끝나지 않게 뭔가를 지키려고 애쓰고 있었습니다 — 그리고 그게 정말로 통했습니다.

오호~ 포인트이해하기 전에 그 인내심을 먼저 맛봤습니다. 단백질 숫자를 맞추려고 설계된 제품과, 할아버지의 땅을 지키기 위해 존재하는 제품의 차이가 바로 이것입니다. 맛보면 어느 쪽인지 알 수 있습니다.

그릭요거트처럼 걸쭉한데, 지금까지 먹어본 어떤 그릭요거트보다 더 부드럽고 더 깊었습니다. 이런 맛은 처음이었습니다. 이런 요거트가 언젠가 일반 슈퍼마켓에도 들어가서, 더 많은 사람들이 무역박람회까지 가지 않아도 이렇게 맛있고 건강한 걸 먹을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여덟 가지 전부를 관통하는 감정이 하나 있다면 이것입니다: 여전히 좋은 걸 만들어서 그 자체로 팔고 싶어 하는 회사들, 사람들이 있다는 것입니다. 트렌드에 맞춰 설계된 것도 아니고, 마진을 맞추려고 속을 비운 것도 아니고 — 자기 자존심을 그 안에 넣었습니다. 자기 인격을 넣었습니다. 선반 위에 놓인 그 물건이, 작게나마, 그 사람 자체였습니다.

이건 일종의 고집입니다, 칭찬으로 드리는 말씀입니다. 좋은 고집입니다 — 더 쉽고 더 싸게 갈 수 있는데도 그 길을 거부하는 고집입니다. 그게 음식을 맛있으면서 동시에 정직하게 만드는 겁니다. 자기 자신을 그 안에 쏟아부은 사람들이 만든 걸 맛보면서, 일부러 부리는 고집이라는 게 느껴졌습니다.

이번 쇼에 참가한 회사들 중에는 이런 자존심을 들고 나온 곳이 꽤 많았습니다. 이런 회사들이 대기업들 옆에 나란히 진열돼서, 더 많은 사람들이 자기가 뭘 먹는지 제대로 알고 고를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말로 설명하기 전에 먼저 느꼈습니다. 이것저것 맛보면서, 사람들이 자기가 만든 걸 얘기하는 걸 들으면서 — 가슴이 뭔가로 차올랐습니다. 작은 일처럼 들리겠지만, 그냥 웃음이 났습니다. 뭐가 영리해서가 아니었습니다. 맛있어서, 그게 저를 행복하게 해서, 그리고 그게 저한테 오기 훨씬 전에 누군가를 먼저 행복하게 했다는 걸 알 수 있어서였습니다.

그 파인애플 인형은 아직도 갖고 있습니다.

빙그레 부스에서 뽑은 노란 파인애플 인형

지금 책상 위에 있습니다. 조준하려는 노력을 포기하고 나서야 뽑힌 그 인형입니다. 평소엔 잘 안 보입니다. 그냥 키보드 옆에서 원래 감당할 무게도 아닌 서류 뭉치를 누르고 있습니다. 근데 가끔, 6일짜리 쳇바퀴가 다시 돌기 시작하기 전 아침에, 그게 눈에 들어옵니다. 그럴 때마다 왜 이렇게 못생긴 걸 좋아하는지 정확히 기억이 납니다.

그게 이번 여행의 전부입니다. 사실은, 못생긴 노란 인형 하나에 다 담겨 있습니다. 2,400개 부스 중 여덟 개가 저에게 똑같은 감정을 줬습니다. 조금 완벽하지 않지만, 진심을 담아 만든 누군가가, 낯선 사람에게 그냥 건넨 것. 저는 그런 걸 한가득 싣고 집으로 운전해 왔습니다.

Seoul Auntie — 매사추세츠 한식당 운영자, 전직 연극 연출가. 음식과 트렌드, 그리고 그 뒤에 있는 사람들에 대해 씁니다.

댓글

이 블로그의 인기 게시물

$500 — The Proof of Survival. The Proof of Freedom. — Elon Musk Series Part 1

소셜시큐리티 연금, 나도 세금 낼까? 과세 기준과 계산법

오바마케어(ACA) 보조금, 비시민권자·이민자 신분별 자격 기준 정리